인연

2007/08/31 23:31
포스팅 거리도 없겠다 갑자기 떠올라서 끄적.

여러분은 인연이라는 것을 믿으시나요?
사실 저도 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리버풀 축구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 곳에서, 그러니까 지하철 같은 칸, 제가 탄 바로 그 위치에
리버풀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차피 유니폼은 유니크한 것이 아닌, 옷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구요?

그럼 이건 어떤가요.

출근길, 지하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앞에 어떤 여성이 서 있습니다.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저의 취향도 아닙니다만, 왠지 인상적이라서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리고 사무실로 향하여 업무를 하고 퇴근.

퇴근하려고 탄 건물(사무실)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엘리베이터에는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습니다.
어떤 여성이 저를 힐끔 쳐다봅니다.
저도 같이 쳐다봅니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

네, 그렇습니다.
아침에 본 바로 그 여성입니다.

자아...
그냥 단순히 사무실이 똑같은 장소니까 출퇴근 하다가 마주 친 것일까요?
참고로 저는 칼퇴근 안합니다. IT업계가 다들 그러하듯 시간도 들쭉날쭉.
제가 퇴근할 무렵이면, 건물 내 다른 사무실들은 대다수가 퇴근이 끝나서
불이 꺼져 있답니다.

이것도 우연이라구요?
그럼 끝으로 이것을 보시죠.

저는 수도권에서 살다가 서울쪽 대학에 합격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취하기에는 돈도 많이 들고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집에서 등하교 하기로 했죠.
약 2시간 30분에 걸쳐서 학교로 향하는 저였습니다.

강의 후,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습니다.
자리가 좀 남아 있어서 앉았습니다.

옆에서 누군가 툭툭 칩니다.
돌아 보니, 그곳에는 고등학교 동창이 앉아 있습니다.

그 동창은 이곳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 통학을 위해서 이 지하철을 탄 것이 아니라, 어머니 심부름때문에
잠깐 이 근처에 왔던 겁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시간, 저와 같은 지하철, 저와 같은 칸,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
나란히 앉게 되었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연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기막히지 않습니까?

고등학교 동창.
고등학교 졸업 후 한번도 연락을 안 한 동창.
그 동창을 만나게 된 겁니다.

같은 대학도 아니고, 비슷한 위치에 사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저는 공부하기 위해, 그 친구는 심부름때문에...
그곳에 있었던 겁니다.

무척이나 놀랐지요.




아무튼 세번째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그 동창과는 그 후 다시 연락이 없습니다.
뭐하고 지내는 지 궁금하네요.
혹시 압니까?
그런 우연이 있었던 것도, 그 녀석과 제가 뭔가 죽이 잘 맞는다던가 그런 것일지도요..

거기...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얼른 잊으세요.
2007/08/31 23:31 2007/08/31 23:31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chika.byus.net/tt/trackback/1249

폭력적, 선정적, 정치적, 종교적, 기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댓글은 삭제 처리합니다.

  1. anatomy21
    2007/09/01 10:0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으음.. 운명이라.. 어떨 때 보면 멋지기도 하지만
    전 '인생자체가 운명'이란건 개인적으로 부정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인정하기엔 제 삶이 너무 잔혹해서 ㅜ_ㅜ;
    모든게 운명에 의해 좌우되는거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그 운명대로 된다는 것일 테니깐요..
    뭐 하지만 가끔씩 저런 재밌는 운명이라면 있어도 좋을 것 같네요 ^^;
    • 2007/09/03 09:59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도 안 믿지만...
      아무튼 지하철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갑자기 만났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걍 한번 글이나 써볼까하고..(...)
  2. 2007/09/06 20:3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밖에 싸돌아다니면 아는 사람이 너무 많이 나타나서 불편하더군요 ㅋㅋㅋ 갑자기 뒤에서 턱턱 잡아대서 "헉"
    • 2007/09/07 09:55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는 아는 사람 제로에 도전중이라..(...)


CHiKA`s Picture
CHiKA`s Girl Game Blog

달력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카테고리

전체 (898)
Diary (415)
Game (237)
Girls Game (190)
Goods (6)
Books (43)
Movies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