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일본 여행기 - 1일째 (도쿄 방황)




이제 2일차입니다.
2일차는 더더욱 최악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미친 숙소가 너무나 더워서 2시간도 못 자고, 아침 일찍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일본은 계속 폭염이고, 저는 폭염에 전혀 준비하지 않고 여행을 간 겁니다.
선블락크림도 없고, 모자도 없고, 손수건도 작은거 하나 달랑 있습니다.
더위 먹어서 여행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그러다보니 돈키호테, Loft 같은 잡화점만 돌게 됩니다.
시원하니까요.

위 사진은 손수건 같은 걸 구매하러 간 돈키호테에서 발견한 가슴 마우스 패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얼마나 가슴을 만졌는지 가슴 부분이 푹 들어가 있습니다.
가슴으로 하나되는 전세계 남자들.

원래 오늘 목표였던 츠키지 시장으로 향합니다.

아...근데 여기 왜 이리 복잡하나요.
뭔가 막 가면 해산물 구경하고 먹거리도 많고 그럴 줄 알았는데
길치라 그런지 그런것 못 찾겠더라구요.
아니면 새벽이 아니라 7시쯤 도착해서 벌써 문 닫은 건지..


초밥집은 꽤 많았습니다.

뭐, 어차피 초밥 먹으러 온거에요.
해산물 못 보면 어때요. 노량진 가서 보면 되지.
(참치 경매같은 거 보고 싶었는데 ㅠ)

계란말이도 맛있다던데 다들 문 닫았더라구요.
어디서 파는 거지..-_-;

초밥집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초밥을 시켜봅니다.
세트 메뉴 + 오오도로 1점.
세트 메뉴만 2~3천엔 했던 거 같기도 합니다.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오오도로는 사진상 가장 왼쪽 밑에 붉은 초밥이에요.
그 왼쪽에 하얀건 생강인가 뭔가구요.

음....맛있습니다. 솔직히 놀란 게 저 가장 오른쪽 밑에 알초밥...
무슨 알이죠? 연어 같은거 알인가.

아무튼 한국에서 먹을 땐 알이 막 후드득 떨어지고 그러는데
일본에서 먹으면 점성이 있어서 끈적끈적 서로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씹으면 바닷내음이 혀끝에서 살짝 퍼지는 짭쪼름함이 정말 일품입니다.

아침 식사도 했겠다 이제 도쿄역으로 향했습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와, ㅅㅂ 날씨가 ㅅㅂ....
.........바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사실 라면 스트리트를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이른 시간인지라 다 닫았더라구요.
플랜비 일정으로 밖에서 오코노미야키 먹으려고 했는데, 날이 미쳐날뛰고 있어서 나가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걍 도쿄역 자마자 방황만 하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

오다이바로 수상 버스를 타고 이동해 보기로 합니다.
여태까지 오다이바 갈 때는 유리카모메를 탔었거든요.

그나저나 이 미친 날씨에 수상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전철에서 내려서
30분 가까이 걸어야 하더라구요.
와...ㅅㅂ...

수상 버스를 타고 이동!
사실 보트든 배든 이게 처음 타본 겁니다.
맨날 자동차나 비행기만 타봤지 배는 타본적이 없어서..
커서 그런지 멀미도 없고 시원하고 참 좋더라구요.

이날은 코미케 기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타쿠 구름
대형 행사장의 천장에서 일종의 구름이 만들어지는 초자연적(?) 현상.

주로 도쿄 빅 사이트에서 여름 코믹 마켓 개최시 발생한다. 행사장 주변온도가 40도를 돌파한 C84 행사에서도 발생했으며 상단의 이미지가 바로 이때의 사진이다. 워낙 대표적으로 유명한 발생지인지라 코믹 마켓을 다루는 매체에선 한번쯤 지나가는 식으로 거론 되었으며, 러키스타에선 대놓고 이미지와 함께 보여준다.
 오타쿠들이 흘린 으로 이루어진 수증기를 한 곳에 모으는 역할을 하는데 모인 바로 옆에 온도조절용 에어컨이 붙어 있어 이 수증기가 응결되어 구름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현상은 도쿄 빅 사이트 측에서 채광 보조 및 환기용 창문을 열어 둘 경우 상술한 수증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므로 발생하지 않지만, 코믹 마켓이 개최되는 여름의 오다이바 평균 기온은 35~37도이며 날씨가 맑다면 40도는 가볍게 넘어서기 때문에 창문을 열면 오히려 열기가 회장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관계로 창문을 열지 않는다.

네..

제가 간 행사는 C84.
바로 저 오타쿠 구름이 형성된 날입니다.

사우나를 능가하는 미친 온도, 썩는 땀내, 숨막히는 땀습도...
들어가자마자 뭐 구경이고 자시고 모든 의욕이 사라져서 바로 탈출했습니다.

이때 부스에 나온 트위터 지인을 만나려 했는데, 방문했을 때 그 분이 없길래 결국 ㅈㅈ

코스프레 장으로 와서 코스프레나 구경해 봅니다.

수영복이라던가 각종 섹시 코스프레를 바로 눈앞에서 대놓고 볼 수 있으니
뭔가 참 쑥쓰러우면서도 충격적으로 야릇하더라구요.

근데 날이 워낙 거지같아서 마음에 드는 3~4명만 사진 찍고 대강 둘러 본 뒤
아예 코미케에서 벗어나기로 합니다.

원래 오늘 오후 일정은 코미케 하루종일이었는데 말이죠.

이열치열.
일단 더위 먹은 육체와 마음에 치유를 하고자 급하게 일정을 추가하여
오오에도 온천 이야기에 옵니다.

근데 이게 또...참...

오타쿠들도 코미케 끝나고 여기에 와서...
.....................냄새가..

막 온천 물에서도 냄새가....

탈의실은 아주 그냥 지옥.........
................
으억

숙소로 돌아와서 근처 라면집에서 라면이나 한 그릇 먹었습니다.


결국 이 날 제대로 여행한 것은
츠키지 시장 초밥집이랑 오다비아 수상버스가 전부군요..-_-;

첫날은 솔직히 가장 큰 목표는 밤에 본오도리 보는 거였으니 할 거 다한 거지만
2일차인 오늘은 참 쓸데없었습니다.

거기다가 돈키호테를 간다던가, 짐 보관을 위한 코인로커를 위해서든
쓸데없이 이동이나 돈을 쓰는 것도 많았구요.

해외여행 두번째니까 그러려니 해야죠..ㅠㅠ
이렇게 배워가는 거니까..
그럼 다음에 3일차에서 만나용. 'ㅅ'/
2015/06/03 15:03 2015/06/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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