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웹진을 보다보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기사를 접하게 된다.
이것이 블로그에 걍 글을 끄적인 건지, 아니면 전문 웹진에 올라온 원고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모든 웹진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돌아 다녀본 6~7개의 유명 웹진 중 딱 1개의 웹진만이 이런 현상을 보여주었다.
다른 웹진에서도 가끔씩 발견되기는 하나, 이 M웹진은 정말 이해가 힘들 정도의 퀄리티.
다른 웹진에서 보여주는 딱딱한 분위기의 기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가볍게 썼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하지만 문맥 등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나 역시도 글 재주는 없어서 블로그에 쓰는 글이 형편없고, 뭔가 이상하고, 재미도 없지만
이런 내가 봐도 M웹진에 올라온 일부 기사는 심각할 정도이다.
최근 읽은 기사 중 한개를 선택하여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기사 원문 일부를 발췌하였으나, 혹시 저작권 등의 문제가 생긴다면 과감히 말해주기 바란다.
오는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한국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5일간 첫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완미세계, 서비스는 명실공히 한국 게임포털 넘버원, 넷마블이다.
이런 문구가 있다.마지막 문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는 명실공히~~~~넷마블이다'
이 경우에는 '넷마블이 한다'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넷마블이다 라고 쓴다면, 글의 뜻은 '역시 넷마블이라서 서비스가 좋다!'라는 느낌으로
전해지게 될 것이다.
테스트용인 컴퓨터 CPU 인텔 펜티엄 3.0, 1기가 램, 그래픽카드 지포스 6600급 에서도 그래픽 수준을 최대로 끌어올린 상태로 무난히 플레이가 가능했다. 즉 최적화에는 그리 무리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봤을 때 이 '완미세계'라는 게임의 그래픽은 매우 형편없다.그러므로 기자의 컴퓨터 사양에서 부드럽게 돌아갈 만 했다.
자아...최적화의 의미를 모르는가?
486시절 게임이, 펜티엄에서 잘 돌아간다고 최적화가 잘된 것인가?
그것 아니다.
고사양의 게임이, 저사양에서 잘 돌아갈때 최적화가 잘되었다고 하는 거지,
저사양 게임이 고사양에서 잘 된다고 최적화 잘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예전 테스트에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일반으로도 충분한 설정임에도 불구, ‘고급설정’을 통해 세세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차라리 기억 안난다면 저 부분은 빼라.'예전 테스트에서 없던 게 생겼다'라는 문구라면 독자측에서는 '발전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지만
'없었는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는 문구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쩌라고?'로 결론이 난다.
반 무의식적인 세포반응을 통해 가슴둘레를 max로 하고 싶은 욕망이 불끈~ 하지만 역시나 노멀하게 시작해 보자고.(이러면서 팔 다리는 min으로 조정하는 건 또 뭐야!)
기자는 그냥 재미있게 쓰려고 해서 썼을지는 모르겠지만...기사에서 자신을 말할때 '필자'같은 흔한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닉네임]'이라고 말하고
중간중간 위처럼 ()을 통한 셀프 태클(츳코미).
"에에-"같은 표현까지..
일부러 하는 건지 진짜인지 모를 정도의 일빠체 강좌 퍼레이드는 최대한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그거 말고도 웃기게 글 쓰는 방법은 많은텐데?
우선 그 동안 숨어서 진행한 한글화가 완벽하게 진행된 느낌을 받는다
...........이거 뭐라 설명해야 하지...처음에는 '진행한', 두번째는 '진행된'.
........뭐야, 이거.
거기다가 숨어서라는 건 왜 쓰는 거야. 이상하잖아, 저런 표현.
그냥 "한글화는 어색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라는 식으로
쓰면 될 걸 뭘 저리 돌리고 돌리는지 알 수 없다.
1차 CBT 버전이라 믿어지지 않는 완벽한 가이드라인과 잘 짜여진 조작설명, 퀘스트 등 ‘메이드 인 코리아’를 의심해 볼 문제다
'의심해 볼 문제다'.........이거 좀 웃기잖아.부정적인 문제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의심해 볼 문제다'라고 써야지..
위에서는 긍정적인 내용쓰고 '의심해 볼 문제다'라고 쓰면 이상하잖아.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지 의심된다"정도가 무난할 듯
전형적인 핵 앤 슬러시 형태의 게임 방식을 지향하고 있으며 레벨 업을 하면 유저 스스로 능력치를 선택, 캐릭터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슬러시는 뭔가...?그 얼음 갈아서 마시는 시원한 쥬스?
핵앤슬래시입니다, ㄳ
그리고, 이 기자..
..............글 참 쉽게 쓴다고 느껴진다.
한개의 기사를 보면서, 이 게임에 대해서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위에서 나온 것처럼, 가이드 라인이 완벽하고 조삭설명이 잘 짜여졌고, 퀘스트는 어떻고,
능력치랑 스킬트리는 어떻고..
.........그냥 간단히 "잘 만들어졌다"라는 식으로 한두줄에 끝내는구나
그 한줄로 독자들이 "아, 진짜 잘만들어졌구나"라고 느끼리라 생각되는가?
대부분은 아마도 '잘 만들어졌나 보구나'라고 느낄걸?
어떻게 잘만들어졌는지도 모를거다.
스크린샷만 대량으로 넣어두고, 설명은 한두줄로 끝낼 거면 당최 기사는 왜 쓰는가?
그냥 스크린샷만 모아서 보여주면 되는 거지.
블로그에 글 쓰시는 블로거 분들도 글 정말 잘 쓰신다.
완벽한 표현에다가 상세한 설명까지 정말 꼼꼼히 잘 쓰신다.
그런데, 돈 받고 글 쓰는 기자가, 그것도 공식적인 웹진에 올리면서
이렇게 뭔가 성의없이 글을 쓰면 어쩌자는 것인가?
적어도 자신이 쓴 글을 다시 한두번은 읽어 봐라.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 봐라.
그럼 느껴질 것이다, 어느 문맥의 표현이 이상한지..
그리고 자신이 플레이 해본 기억을 잊고, 자신이 쓴 글에만 의존하여 게임을 생각해봐라.
게임이 머리 속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되는가?
안된다면 글을 다시 써라.
당신은 이미 게임을 해봐서, 간단히 써도 게임에 대해 알겠지만,
독자들은 그 게임을 안 해봐서 간단한 글 보고 도저히 뭔 게임인지 감이 안 잡히니까..
끝으로 한마디 하자면..
이미 위에서 온갖 방식으로 지껄여 놓고 이런 글 쓰면 웃기기도 하지만..
나는 M웹진을 비웃거나 따지고 싶은게 아니다.
가볍고 재미있게 글을 써서 독자가 쉽게 글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지킬것은 지키자는 의미에서 쓴 것이다.
랄까, 이런 거 내 블로그에다가 써 봤자 의미도 없지만..
직접 해당 웹진에 건의하던가 해야 정상이지.
......아니, 내 블로그 포스팅 갯수가 1개 늘어 나니까 의미 있구나..낄낄(.....)
근데, 저 웹진은 담당기자(사수)라던가 편집장이 없나? ;;